고등학교 2학년 남자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연구원에 방문하였다.
부모님 말씀은 종석이가 3년 전부터 방에서 잘 나오지도 않고 말 수도 점점 줄어들더니, 화장실에 들어가서 일보고 나면 손을 씻는 것만 30분이 넘게 씻고, 샤워도 매일 하는데 샤워시간은 보통 1시간을 넘게 한다고 하였다.
그러더니 얼마 전부터는 모든 사물에 병균이 득실거린다면서 물건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병균에 대한 공포가 더 심해지면서 가족 중에 누구라도 물건에 손을 댄 건  자신에게 병균이 옮을 까봐 아예 손을 대지 못한다고 하였다.
화장실에 가면 화장지 한통이 다 없어질 때까지 사용하고, 외식하러 가족이 함께 레스토랑에 갔는데 안절부절 하며 식당에서 제공하는 것들이 다 더럽고, 병균이 득실거린다며 토할 것 같은 증세를 보여서 가족들이 당황하기도 했단다.
수년 전에 정신과 상담을 받았고 그 때부터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도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행동은 더해가고 있다며 걱정스런 모습으로 상담을 의뢰하셨다.
 
부모님께 종석이의 증상들과 이상행동에 대하여 심리치유와 최면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치유할 수 있다는 확신을 드렸다.
종석이의 이상 행동의 발달은 종석이가 아주 어렸을 때 원인이 있었다.
대 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한다는 엄마의 심한 꾸지람이 뇌리에 강하게 기억 되어 있었고, 대변을 하고 싶지 않은데도 엄마가 억지로 화장실용기에 앉혀 할 때까지 내려오지 못하게 한 기억들이 있었다.
어려서 가족들과 함께 야외로 놀러 갔는데 놀다가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 하니까 ,공원 화장실이 더러우니 집에 가서 화장실가게 참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종석이가 참지 못하고 대변을 하게 되었는데, 엄마가 바지를 갈아입히며 화가 난 소리로 대변은 냄새나고 더럽다는 소리를 반복하면서 종석이를 꾸짖는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비록 아동기의 어린 나이였지만 감정적으로 모멸감과 수치심을 강하게 느끼게 되었고, 자신의 몸에서 냄새나고 더러우면 어떡하지? 하는 최초의 불안감이 생겼다.
그런 감정들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한 채로 성장하면서 무엇이든지 더럽고 혐오스러우며, 이상한 냄새가 나면 역겨워 하게 되었고, 그러한 생각이 소변만 보고 나도 손을 씻는데 30분이 넘게 걸리고,  대변을 보고 나면 몸에 균이 있거나 냄새가 역겹게 남아있을 까봐  매번 샤워를 1시간씩 해야 만 마음이 놓였던 것이다.
집에서 음식냄새가 조금만 이상해도 역겨워서 아예 밥을 먹지 않았고, 병균이 옮을 까봐 가족끼리 신체접촉도 피하고 집 밖에 나가는 것도 싫어하였다.

매 회마다 심리상담과 함께 최면프로그램을 세션별로 진행하면서 종석이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호전 되었고, 프로그램 종결 하는 날 종석이는 원장님께 " 원장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엄마에게 다가가 안으면서 "엄마!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했다.
이후 종석이는 연구원에 한번 씩 들려서 인사도 하고 가고, 가끔 전화나 문자로 안부인사를 하기도 한다.

불안, 강박, 우울, 공포, 분노, 초조함, 무기력 등에 대하여 상담을 의뢰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증상들이 현재 직면해 있는 환경에 의하여 나타나는 증상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심인성 질환은 사실 그보다 더 오래전에 이미 시작 되었거나, 또는 0세 ~ 3세 사이에 환경과 부모, 가족 간의 문제에서부터 비롯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