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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해소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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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03-05 14:41 조회1,2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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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잠의 정체


1. 잠 못 이루는 괴로움

 살아있는 한 괴로움이 전혀 없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절실한 금전상의 괴로움을 비롯해서 젊은 사람들에게는 사랑의 괴로움, 사업의 실패로 인한 괴로움, 또는 도저히 남에게 말 못할 괴로움 등등.
그 괴로움 가운데서 잠 못 이루는 괴로움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심각함을 알지 못한다. 이 괴로움은 말 못할 정도의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듣는 쪽에서도 별로 심각하지도 않다. 그러나 이 잠못 이루는 당사자에게는 이만큼 심각한 문제도 없다고 하겠다.
남에게 고통을 호소해 봤자 신통한 대답을 들을 수도 없으며, 그로 말미암아 노이로제가 된다던가 수면제를 지나치게 먹어 자살인 줄 오해받기도 하고-.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분이던가, 혹은 수면 그 자체에 흥미를 가진 분이던가 그 중에 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현대 사회에서 여가가 지나치게 많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럼으로 언제나 즐거운 꿈을 꿀 수 있는 재간이라든가 겨울 동안 내내 꾸벅꾸벅할 수 있는 방법이란 불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만족한 수면을 취하여, 심신이 함께 언제나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을 줄 생각한다. 그리고 해로운 줄 알면서도 수면제를 사용하지 않고는 잠들지 못하는 습관에서 탈피하지 못해 고민하는 사람도 많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는 소위 “기분적인 병”으로 잠 못 이루는 사람에게 그 잠 못 이루는 장애(障碍)가 되어 있는 지나친 마음의 고통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몇 시간 자면 좋은가

“집의 할아버지는 너무 일찍 일어나셔서 견딜 수 없어요. 아침 다섯 시부터 일어나셔서...”
노인들은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잘 자는 아기는 잘 자란다고 하지만, 우리 아기는 정말 너무 지나치게 많이 자는 것 같아요. 뭘 먹는 시간 외에는 줄곧 잔다니까요, 글쎄.”라며 걱정하는 어머니들도 더러 있다.
유아들은 보통 20시간 정도 잔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그 시간은 짧아져서 성인이 되면 평균 7~8 시간의 수면을 취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어느 정도라는 것이 알맞은가를 정한다는 것은 심히 어려운 문제이다.
나폴레옹은 4시간밖에 자지 않았지만 실로 정력적으로 세계 정복의 꿈을 펴 나갔다.
알맞게 운동을 한 후라든가, 적당하게 술을 마신 후 취침하면 그 다음날 상쾌한 기분으로 일찍 눈이 떠지는 경험을 가진 사람이 많을 줄 안다. 이것은 잠이 깊이 들었기 때문인데, 수면량(睡眠量)이라는 것은 얼마나 오래 잤느냐 만이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들었느냐가 문제되는 것이다.
즉 잠의 깊이 × 잠자는 시간 = 수면량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이 공식을 염두에 두라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은 수면이 깊었다가 설치다가 길다가 짧다가 하면서도 적당히 자율적으로 조정되어서 필요한 만큼은 수면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납득이 잘 안 갈 것으로 생각되므로 자신이 몇 시간쯤 잤는지를 과연 제대로 알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몇 시간 잤나.

몇 시간 잤는지 자신이 아는가

흔히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형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혐의자나 범인을 심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당신은 어제 저녁 뭘 하고 있었습니까?”
그러면 사나이는
“네, 잠자리에 들어가서 주간지를 2, 3 페이지 읽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어요. 괘종시계가 3시를 친 것도 알고 있고..... 아참! 새벽녘에 이웃집 개가 성가시게 짖던 것이 5시 조금 전..... 그렇습니다. 5시까지는 한잠도 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알람시계가 울린 7시까지 잤을 뿐입니다.]
그러면 또 형사는 눈을 허공으로 돌리면서,
“음, 그렇다면 옆방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당신이 깊이 잠든 5시부터 7시 사이에 일어났다고 봐야 하겠군.]
그러나 이 혐의자의 진술 내용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괘종시계 소리를 들었다던가 개 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하지만 그는 계속 자고 있었는지도 모르며, 단지 얕은 잠에 들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여러 가지 소리를 들었다는 것은 잠을 자지 않았다는 증명이 되지 못한다. 이 형사가 잠에 대한 과학적 지식이 있다면 혐의자의 이 진술의 허위성을 간파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잠도 못 잤다고 다 죽어 가는 소리를 하는 사람도 실은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일본 지께이의대 엔도 박사가 흥미 있는 실험을 소개한다. 엔 도오 박사는 “나는 단 한 시간도 못 잔다.”, “전연 잠을 이룰 수 없다.”라고 괴로워하는 불면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 곁에서 밤새 시중을 하며 뇌파 검사를 했다. 뇌파를 잡아보면 뇌파의 변화에 따라 그 사람이 몇 시간 잤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밤새 환자를 돌보던 엔 도오 박사가 환자에게 물어봤다.
“당신, 대체 얼마나 수면을 취했다고 생각합니까?”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 그야 눈은 감고 있었지만, 선생님이 옆에 계시고, 게다가 복도를 사람들이 지나가는 소리도 들리고 해서 한 시간도 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기록되어 있는 이 사람의 뇌파는 분명히 4시 간쯤이나 잤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실험의 대상이 된 대부분의 사람들의 실제 잔 시간보다 적은 시간을 대답했다. 이것은 잠들기까지의 시간과 중간에 잠결에서 어떻게 소리를 듣든지 조금 눈을 뜨던가하는 시간을 퍽 긴 시간으로 여긴다든지, 혹은 잠이 깨었을 때의 느낌으로 여기기 때문에 이러한 대답을 하게 되는 것이다.


푹 자면 상쾌하게 눈이 뜨일까

 수면을 취하면 다음 날 아침 상쾌한 기분과 함께 눈이 뜨인다. 그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것을 그 반대로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기분 좋게 눈이 떠졌다. 그러니까 푹 잤다.” 또는 “어쩐지 자고 일어났는데도 기분이 개운치 않다. 그러니까 푹 자지 못했다.” 이렇게 단순히 깨어난 때의 기분이 간밤의 잠을 판정하게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잤느니 못 잤느니 하는 것은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아침에 잠이 깨긴 했으나 좀 더 자고 싶었다. 머리맡의 시계를 더듬어 보았더니 아직 5시였다. “그러면 그렇지! 잠이 더 올 수 밖에” 큰 하품을 하며, “자! 한잠 더 잘까!”하는데 시계의 초침 소리가 안나 자세히 보았더니 시계가 자고 있었다. 깜짝 놀라 커튼을 여니 벌써 해는 드높이 떠 있었다. 라디오의 스위치를 넣으니 9시 시보(時報). “음! 아- 잘 잤다-” 순간 지금껏 흐릿하던 머리가 또렷해지며 참으로 상쾌한 기분이 되었다.- 이런 경험을 가진 분이 있을 줄 믿는다.
아침의 상쾌감과 숙면감(熟眠感)은 수면의 정도에 정확히 비례해서 일어나는 외에도 이와 같이 그때그때의 기분이나 판단에 좌우되는 수도 많다. 이와 같이, 수면 감에는 자기 암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조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그 다음에 잘 자지 못하면 몸에 해롭다는 생각이 있다. 가까운 예로 히틀러의 나치스식 고문에는 잠재우지 않고 괴롭히는 방법이 있었고, 중국에도 역시 이러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잠을 자지 못하면 죽을까

 옛날 중국이나 나치 독일에서 행해진 “잠 안 재우는 형(刑)” 이란 형벌은 받는 쪽도 고되지만, 형을 집행하는 쪽의 고역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으리라.
죄인이 조금이라도 졸면 [에잇!]하며 매질을 해서 깨워야 하니, 형리(刑吏)들도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지만, 자신의 잠이 모자라지 않나 고민하는 사람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엊저녁은 조금밖에 자지 못했으니 반드시 피로가 남아 있을 것이다.”라는 자기 암시로 말미암아 도리어 심신이 함께 부조(不調)한 느낌을 조장시키는 경우도 많다.
“1주일을 못 자면 죽게 된다.”라고 하는 말도 있지만 사실 인간을 1주일 동안 한숨도 못 자게 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며, 2~3 일은 견딜지 모르지만, 그 후는 상당한 자극을 주어도 잠들어 버린다. 그러므로 “잠 안 재우는 형벌”이란 결국 죄인을 때리고, 위협하고, 더 잔혹한 벌을 가하는 형벌로 바뀌고 마는 것이다.
범죄자나 간첩 등의 고문에서도 자지 못하도록 해서 자백을 시키는 일이 있지만, 생각해보면 어떠한 극한 상황에서도 인간은 잠들 수 있다는 결론이다. 따라서 1주일 동안을 안 잔다 해도 어디선가 1시간만 자면, 아니 단 수분 동안 자더라도 그런 데로 체력은 회복되므로 실제 1주간 안자면 죽는다는 말은 넌센스이며, 1주간을 자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걸으면서도 잠잘 수 있다

 말(馬)은 서서히 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전철의 손잡이를 붙잡고서도 자는 사람이 있다.
전쟁 중 군대에서는 강행군(强行軍)을 한다. 거의 조금의 휴식도 없이 전진 또 전진하므로 의당 수면 부족이 되어 행군 중에도 꾸벅꾸벅 조는 것이다. 군사훈련 때도 그런 때가 있다. 이것은 지독히 짧은 졸음 상태가 끊임없이 밀려와서 수면을 취하는 상태이다.
근래에 운전사가 졸면서 운전하다가 큰 사고를 일으키는 일이 많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사고를 일으킬 당시의 운전사의 뇌파를 측정해 보면 수면 상태와 같다고 한다.
그러므로 그 사람의 몸이 수면을 꼭 필요로 할 때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면은 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잠을 못 자면 죽는다고 겁내지 말고 필요한 수면은 내버려둬도 꼭 얻어진다. 또한 잠을 어디에서든 얻어진다고 생각해도 큰 잘못이 없다. 푹신한 침대에서 누가 업어 가도 모르게 푹 자는 것만이 수면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살고 있는 한 수면은 족하게 취하고 있다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필자가 취급했던 불면증 환자 주에 몇 달 동안 전혀 못 잔다는 환자가 있었다. 이 환자는 1시간이라도 푹 자 봤으면 원이 없겠다며 나 좀 어떻게든 자게 해달래며 애원했다. 당시 이 환자는 장관 부인이었는데 병원치료를 받아도 효험이 없어 필자에게 의뢰하게 된 것이다. 최면을 유도하자 10한지 실로 안내하여 최면으로 유도한 후 수면 상태를 이끌었다.
그는 최면 유도 10여 분만에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약 1시간 30분이 지난 후 깨어나게 했다. 그런데 그는 실컷 자고서도 잠든 후 1시간쯤 지났을 때 다소 수면이 얕아져서 옆방에서 떠드는 소리를 들은 것을 가지고 별로 못 잤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가 코를 골 때 녹음한 것을 들려주니, 그때서야(아! 그랬습니까)하면서 잠을 잔 것을 시인하는 것이었다.
여기 또 하나 이와는 다른 케이스가 있다. 어떤 부인은 필자를 찾아와 매우 걱정스런 얼굴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우리 집 주인은 참 이상해요. 최근 1년 동안 회사의 통계 일을 맡고 나서부터는 조금도 안 잡니다.”
현명한 독자는 아시겠지만 전자의 환자의 경우, 최면으로 충분히 자고 있었지만 도중에 얕은 수면 상태로 됐을 때의 일이 의식되어 한숨도 못 잤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며, 후자는 부인이 남편이 자는 옆에서 남편의 수면 상태를 내내 지켜보지도 않았으면서도 남편의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있는 것이다.
그 부인이 남편의 건강이 나빠졌다는 것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남편은 격무를 치르면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렇다면 남편은 그가 필요로 하는 만큼은 적당히 자고 있었을 것이다.
철야(徹夜)를 한다 해도 한두 시간은 가면(假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며, 점심시간에 꾸벅 꾸벅 졸았는지도 모른다.


2. 불면의 여러 가지

 힐티라는 사람은 [불면은 신체적인 병을 제외하고는 대개 근심이나 불안에서 생긴다. 그러나 때로는 지나친 휴식, 안일한 생활, 여러 가지 종류의 무절제(無節制) 또는 낮잠 등에서 생기는 때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 여기서 우리는 어떤 경우 잠이 들 수 없는가를 생각해 보자.
먼저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애매한 점)과 (혼동하고 있는 점), 이두 가지를 명확히 해야 하겠다.
막연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 해도 이것은 상태에 따라 구별하면 다음 세 가지가 된다. 즉 그것은 불면과 불면증과 불면 공포증이다.


불면 ․ 불면증 ․ 불면 공포증

 불면이란 글자 그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말하는데, 불면이라고 별 로 괴롭지 않은 때가 있다.
가령 연인과 데이트하고 돌아왔다. -데이트는 아주 즐거웠다- 그녀의 말한 마디 한 마디가 뜨겁게 귓전에 남아 있다.
이렇게 오늘의 연인과의 대화나 또는 모습을 선명하게 되살리면서 앞날의 기대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조금의 고통도 되지 않는다.
또, 두세 시간밖에 자지 않으면서도 자신은 조금도 피로감 없이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보다 건강해서 자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자지는 않았지만 그 일이 신경에 걸리지 않은 경우이다.
이와는 반대로 무슨 일로 인해 잠을 못 자고 그것을 고민하는 것이 불면증(不眠症)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불면증이 되면, 끝내 불면으로 인한 피해에 겁이 나서 공포감이 커진다. 이와 같이 잠이 오지 않는 그 자체를 고민하고 또 공포를 느끼는 것을 불면 공포증이라고 하는데 정도가 심해지면 노이로제 상태가 된다.
따라서 불면증은 크건 작건 불면 공포증이 될 수 있다고 해도 좋으며, 또한 그 원인이 되는 것이다.
또 불면 공포증이 되면 처음에 말한 바와 같이, 수면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실제로는 충분히 잤는데도 자신은 별로 자신은 별로 자지 못했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을 불면과 구별해서 신경성 불면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자지 못한다는 것에도 불면 → 불면증 → 불면 공포증(신경성 불면) 이렇게 여러 가지 상태가 있다. 그리고 잠이 안 오는 타입(型)도 여러 가지다. 당신은 그 중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한 번 생각해 보라.
잠들기가 힘든 사람 - 어쩐지 자리에 들어도 좀처럼 잘 수 없다, 이리저리 돌아누워 보고 담배를 피우다 책을 읽다 라디오를 켰다 껐다 하는 사람. 또는 잠이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든 사람도 있다. 이 경우는 아침에 일어나서 기분이 언짢다던 가한 것이 아니고, 전자가 잠자리에 들어서 쉬 잠이 오지 않는 것과 같이 새벽녘에 눈이 잘 뜨이며 그러고 나선 다시는 잠을 못 자는 타입이다. 즉 잠시 깨었다가는 다시 잠이 잘 안 오는 사람이다.
도둑 지키기 좋은 사람도 있다. 잠을 푹 자지 못하고 잠귀가 지나치게 밝아 도둑 지키기는 좋겠지만, 본인으로서는 쥐가 바스락하기만 해도, 옆방사람이 살짝 나가는 소리에도 눈이 뜨이니 여간 견디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밤새 악몽에 시달리는 바람에 푹 자지 못하는 사람, 그 외에 악몽에 시달리지는 않아도 언제나 푹 잔 것 같지 않다던 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밤새 한잠도 못 잤다던가 하는 자칭 중증(重症)환자도 있다.
그러면 당신은 이 중의 어는 형일까. 이제 어떤 경우에 잠이 오지 않는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자.


안팎에서의 자극 때문에 잘 수 없다

 밖에서의 소음이라든가, 걱정되는 일, 또는 무슨 일로 흥분했을 때 몸에 가해지는 자극 등으로 잠을 자지 못한다는 것은 많건 적건 여러분도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리와 잠

 공사장에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공사장의 소음에 시달림을 받은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다, 다, 다.” 하는 착암기 소리라 던가, “투당 투당” 하는 소리, 흡사 기관총과 대포알이 날아오는 싸움터 같은 소란으로 신경질적이 된 적이 있을 것이다. 공사이니까 어떤 소리를 내던가 무조건 참으라는 그들 멋대로식 폭력(?)에 분통을 터트린 일도 있을지 모른다.
이 지독한 소음 때문에 K씨는 안면을 방해 당하고 있었다. 그는 조금 조용해졌다 해서 잠이 들려하면 또 다, 다, 다, 투당, 투당하는 소리에 눈이 뜨이게 되었다. 소리가 날 때는 물론 못 자지만, 한 동안 조용해져도 이제는 또 언제 시작이 될까 하고 괜히 눈이 말똥해져서 여간 곤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공사장 바로 옆에 있는 조그만 한 슈퍼 아저씨로부터, “K선생님, 그래도 선생님은 좀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우리 집은 말도 못한답니다. 꼭 벼락이 밤새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니까 나보다 더 곤란한 사람도 있구나 생각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소음이 나다말다 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해서 소리가 난다면, 좀 더 익숙해졌을 것이다. 이와 같이 수면이란 소음으로 잠을 못 자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것이 어느 정도의 크기인지, 그것이 단조롭게 계속되고 있는지 어떤지, 간격이 불규칙으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그러면서도 꼭 일어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또 그 소리에 대해서 자기가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소리와 감정

 장님이었지만 가야금으로 명성을 떨쳤던 N씨가, 이런 이야기를 어느 잡지에 쓴 일이 있다.
“이전에 이웃집에서 공사를 한 일이 있었는데 그 때는 하루 종일 퉁퉁 꽝꽝 소리로 정말 시끄러워 못 견디겠더군요. 어떻게 할 수 없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집에서 개축을 하기 위해 목수들이 일을 벌이니 전에 그렇게 고통스럽던 그 소리가 즐거워 어쩔 줄 모르겠고, 오늘은 얼마쯤 보기 좋게 고쳐졌을까 귀를 기울이게 되며, 하루하루의 생활이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분은 소경이었기에 소리의 세계에는 특히 섬세한 감수성이 있었겠지만, 이 글은 인간의 마음의 미묘한 일면을 나타낸 재미있는 한 가지 예가 되겠다. 우리들이 소리를 들으면 그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 상상이 일어나고, 따라서 감정적인 반응이 오는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인데, 자기가 혼자 버스를 탔을 때 다른 학교의 소풍가는 단체가 타게 되면 시끄럽고 성가셔서 인솔하는 교사가 왜 주의를 시키지 않는가 하고 짜증이 나더라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반 아이들을 데리고 소풍을 갔을 때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나 다를 것 없이 시끄럽게 재잘대지만 조금도 마음에 걸리지 않더라는 것이다.

밤에 개가 마구 짖어대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이봐요, 개가 시끄럽게 짖고 있구먼, 누구네 집일까?”
“저거요. 옆 골목 국장 댁 개 같아요.”
“그래? 그 어른에게는 늘 신세만 지고 있어. 좀 있으면 잠잠해지겠지.”
그러면서 어느새 잠들어 버린다.
어느 날 밤 또 개가 마구 짖고 있다.
“이봐요, 성가신 개구먼, 대체 뒷집 개가 저 모양이오?”
“뉘 게는 뉘 개겠어요, 주인집 개죠. 그 못생긴 똥개 말이 예요.”
“빌어먹을, 그놈의 인정머리 없는 주인을 닮은 개로군. 집세는 또박또박 받아가면서 개는 짖게 내버려두고...... 뭐 그 따위가 있어.”
이와 같이 자기가 호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듣고 있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소리, 노래 소리, 이야기 소리는 별로 마음에 안 걸리며 그다지 잠을 방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가 호의를 가지지 못한 사람이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소리를 높게 한다든지 큰소리로 이야기한다든지 하면, 감정적으로 반발해서 흥분하기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게 돌 수 있다.
그 위에 그것이 오래 계속되면 일부러 그렇게 하는 것같이 생각되어 화가 치밀어 오르게 된다. 그러므로 잠에 관한 소리와 감정의 법칙을 알고 자각하면, 그때그때 감정에 휩쓸리는 일은 적어질 것이다.


마음의 흥분. 몸의 자극

 앞에서 말한 소리로 인한 여러 가지 장애가 일어나는 것 외에도, 인간의 생활은 여러 가지 잡다한 장애를 만날 때가 많다. 우리들은 많건 적건 매일 그 장애와 대결하며 혹은 걸려 넘어져서 상처도 받고, 혹은 뛰어넘어 가기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활에서 오는 노여움, 고민, 즐거움, 감동(感動)등도 잠드는 것을 방해한다. 또 몸의 고통, 공복, 대소변의 생리적 요구 등도 잠을 방해하는 것을 우리는 일상 경험하고 있다.
우리의 오관(五官)은 외부 세계의 복잡다단한 자극을 향해 열려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여 현대생활, 특히 도회지 생활은 첨예화된 (자극)의 홍수에 떠밀려 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충격적인 사건들이 매스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전달된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에 우리의 눈과 귀는 항상 분주하다.
그 위에다 현대 사회의 구조가 보다 조직적으로 기계화되어 감에 따라 개인의 개성은 기성품 화되어 (나)를 지키기란 심히 어렵게 되어 간다. 또한 공룡(恐龍) 과 같은 거대한 물질문명 앞에 개인은 위축될 대로 위축되어 고독감과 불안감은 날로 증대되어가기 마련이다.
옛날에는 쓸 필요도 읽을 필요도 없었던 이런 불면에 관한 책도 따지고 보면 현대적 병독(病毒)의 산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잠자리에 들어서도 그 공룡의 발톱에 할퀸 자국은 완전히 아물지 않고 피를 흘리고 있다. 낮에 상사(上司)에게 꾸중 듣던 일, 만원 버스에서 불쾌했던 일, 장래의 운명에 대한 막연한 불안, 내일 처리해야 할 벅찬 업무 등등-. 이런 것들도 잠을 이루지 못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현대 문명의 서자(庶子)인 이 악(惡)과 대결할 태세를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분명히 인식하고, 모든 부조리의 병증(炳症)의 근본 원인을 속속들이 알아둠으로써 이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병독(病毒)이 불면의 원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생활을 단락 짓는 것으로 이끌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은 다시 말해서, 직장 일이 끝났으면 직장의 업무와 직장에서 얻은 인상과 감정의 찌꺼기를 가정생활이나 개인 생활로까지 끌고 가지 말라는 얘기이다. 성경의 말씀처럼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기로 하고, 외부 세계로 통하는 문을 차단하여 외부의 소음을 막아야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개인 생활 속에서, 상실되었던 (자기)를 회복하여 활력을 소생시킴으로써 내일의 활기찬 생활에 임할 수 있는 것이다.


병으로 인한 불면

 가령 감기가 들어 기침이 심하게 나서 잠을 자지 못한다. 장(腸) 카달로 배가 아파 잠을 못 잔다는 등 몸의 병으로 인한 고통이 심하여 잠을 못 잔다는 것은 당연한 일로서, 별로 이야기 거리가 되지 않으나 이 경우도 필요 이상으로 병을 걱정해서 잠을 못 자는 일도 있다.
 [의사는 위염(胃炎)이라고 하지만 만약 암(癌)이면 어떻게 하나....... 이 암으로 만약 내가 죽으면 뒤에 남는 처자는.......]
이러한 일이 있는가 하면 병으로 인해 안정만 해 있으면 되기 때문에, 몸이 잠을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잠이 잘 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제부터 설명하는 것은 어떤 병에 걸렸을 때 그 고통으로 잠을 못 자게 된다든지 병에 대한 불안 등의 심적 영향으로 잠을 못 자는 것이 아니고, 병 그 자체의 증상으로 잠을 못 자는 경우에 대한 것이다.

동맥 경화증 고혈압에 의한 불면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동맥 경화가 되면 ,머리가 무겁다, 정신이 흐릿하다, 어깨가 결려서 견딜 수 없다는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그와 동시에 잘 잘 수 없다는 호소도 많이 하게 된다. 이 경우의 불면은, 잠이 들긴 하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잠이 깊지 못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댁의 할아버지는 굉장히 건강하셔요, 밤에 일찍 주무시고 아침에는 다섯 시면 벌써 일어나시더군요.]
이 경우, 물론 이 말대로 건강할지 모르지만, 한편 이 할아버지는 혹시 다소 동맥 경화의 기미가 있는 것이 아닌지 한 마디 주의해 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경우는 기분이나 신경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아니므로 불면의 원인이 되는 병에 대한 치료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겠다.

정신 장애의 의한 불면

 미쳤다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정신이 상처를 입고 장애 중 불면이 주증상(主症狀)으로 나타나는 것에는 조병(躁病)과 울병(鬱病)이 있다.

조병(躁病)에 의한 불면

[나는 지금 활기에 차 있어. 나는 내가 밀고 나가면 안 되는 일이 없지, 누구든 무엇이든 내 앞에서는 쪽도 쓰지 못한단 말이거든.]
조병이란 글자 그대로 시끄럽고 수선스러운 병이다. 그는 자신이 체력과 능력과 기력이 굉장히 증진된 느낌을 가지며 새로운 계획, 기발한 구상이 잇달아 샘처럼 솟아나며 그 의욕대로 행동한다.
남을 방문한다, 이야기한다, 쇼핑을 한다, 전화를 건다는 등으로 그의 생활은 정력적인 활동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기분은 밝고 맑으며 세계는 자기를 위해 꾸며진 무대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자네 계획은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는데......]라던가[돈을 아껴서 쓰도록 해요]라던가, 다른 사람이 좀 주의를 해 주던가, 행동을 제지하면 굉장히 기분이 상해서 노여워한다던가 하는 성가신 상태이다. 그리고 밤에 거의 자지 않고 활동하며, 피로도 느끼지 않으며,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조금도 괴롭지 않다.
결국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잠을 못 잔다는 것보다 도리어 자지 않는 것이며, 자신은 별로 불면으로 고민하지 않으니까 이런 책을 읽을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 조병은 분명히 병인 것만은 명백하므로 불면증 치료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치료가 요청된다.

울병(鬱病)에 의한 불면

 울병이란 앞에서 말한 조병(躁病)과는 반대 상태라고 보면 되겠다. 울병인 사람은 햄릿과 같이 창백한 얼굴을 하고 세상의 모든 고민을 짊어진 것 같은 사람하고는 다른 점이 있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동질적(同質的)인 병으로, 그 증상이 상향적(上向的)인 것이 조병, 하향적(下向的)인 것이 울병이 되는 것이다.
 [아아, 나는 살 기력이 없어졌다. 인생이란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 그리고 나의 인생은 얼마나 값없고 보잘 것 없는가. 나는 살아 있을 가치가 없는 인간이다.]
그러면서 밤에 잠도 못 자고 괴로움에 찬 밤을 보낸다. 이것을 불면인 대로 방치하면 ,우울감이나 비관적인 생각이 점점 악화되어 가는데, 빨리 치료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이 증상이 뚜렷한 것 외에, 가벼운 울병일 때는 다른 증상은 그다지 뚜렷하지 않으며, 다만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호소할 뿐일 때도 있다.
본인은 밤에 자지 못하니 기분이 무겁고 기운이 없다고 느끼며, 잘 잘 수 있었던 다음날은 기분도 좋고 일도 잘되니까 어쨌든 잤으면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 보통 사람에게는 여간해서 울병인지 아닌지 진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울병임이 확실한 경우에도 전문의의 치료를 받던 가 심리적 측면에서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 울병의 불면은 그 양상이 대개 동맥 경화나 고혈압 때와 흡사하다. 비교적 잠들기는 괜찮지만 두세 시간 지나면 곧 깨게 되며, 그럴 때면 우울감과 불안감이 심해져서 더욱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는 거의 한숨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원래 외향적이며 쾌활한 사람, 일도 정력적으로 잘하던 사람이 중년을 넘어서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하며 기분이 항상 무거운 상태면 일단은 울병이 아닌 가 의심해 볼 만하다.
지금까지 불면이나 불면증이 어떠한 원인으로 일어나는가를 대강 설명했다. 불면이란 안팎에서의 자극과 마음이나 몸의 병으로 인한 것을 어느 정도 이해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이런 것들만이 잠을 못 이루게 만든 원인이라면 불면에서 해방되기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하겠다. 이러한 원인을 없애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시끄러운 소리는 방음 장치를 해서 듣지 않도록 하면 되는 것이고, 몸의 병은 빨리 치료해서 고치면 될 것이며, 완쾌될 때까지는 수면제를 적당히 먹고 자기만 하면 될 것이 아닌가.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못하다. 인간의 내부 세계의 그 미묘한 메커니즘은 결코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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